뭉티기는 어느 부위로 만들까? 우둔살·홍두깨살의 비밀

뭉티기나 육회 메뉴를 들여다보면 "우둔살" 혹은 "홍두깨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소 한 마리에는 등심, 안심, 채끝, 갈비 등 부위가 수십 개나 되는데, 왜 하필 생고기에는 항상 이 우둔살·홍두깨살만 쓰는 걸까요? 비싸고 마블링 좋은 등심을 날로 내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생고기에는 생고기만의 부위 공식이 따로 있어요. 그 비밀을 알고 나면 "왜 육회집이 등심을 안 쓰는지"가 한 번에 이해됩니다.
# 생고기엔 기름기가 적어야
구이용 고기와 생고기용 고기는 "좋은 고기"의 기준 자체가 다릅니다.
불에 구워 먹는 고기는 마블링(지방)이 많을수록 지방이 녹으면서 부드럽고 고소해집니다. 그래서 등심·채끝처럼 마블링 좋은 부위가 비싸죠. 하지만 날로 먹는 생고기는 지방이 많으면 입안에서 차갑게 굳은 기름이 느끼하고 텁텁하게 남습니다. 익히지 않으니 기름이 녹지 않거든요. 그래서 생고기에는 기름기가 적고 살코기 비중이 높은 우둔살(엉덩이 안쪽 살)과 홍두깨살(뒷다리 원통형 살)이 정석입니다.
# 결이 고와야 식감이 산다
우둔살이 생고기 최적인 이유는 저지방이라는 점 하나만이 아닙니다. 결의 곱기도 핵심이에요.

우둔살은 근섬유 결이 곱고 단단합니다. 그래서 가늘게 채 썰면(육회) 부드럽게 사르르 풀리고, 두툼하게 썰면(뭉티기) 쫀득하고 묵직한 씹는 맛이 납니다. 똑같은 한 부위로 육회도 뭉티기도 모두 만들 수 있는 만능 살코기인 거죠. 결이 거친 부위였다면 채를 썰어도 질기고, 두툼하게 썰면 더 질겼을 겁니다.
💡 부위 상식
우둔살 = 엉덩이 안쪽 살코기, 홍두깨살 = 뒷다리 가운데 원통형 살코기. 둘 다 저지방·고단백·고운 결을 가진, 생고기에 가장 잘 맞는 부위입니다.
신선도가 받쳐줘야 부위도 빛난다
아무리 우둔살·홍두깨살을 골라도, 결국 생고기는 신선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도축 후 시간이 지난 고기는 색이 거뭇해지고 특유의 풋내가 올라오죠. 그래서 좋은 육회집은 부위 선택만큼이나 "언제 도축한 고기냐"에 목숨을 겁니다. 당일도축 한우 우둔살이라는 조합이 곧 생고기 품질의 최고 공식인 셈이에요. 부위와 신선도, 이 둘이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한 점이 완성됩니다.
# 그래서 맛이?
우둔살 생고기는 담백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천천히 올라옵니다. 기름이 주는 진한 맛이 아니라 "고기 본연의 깨끗한 단맛"이라, 뭉티기처럼 양념 없이 소금장만 살짝 곁들여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맛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에요.
# 연남동에서
RAWISM은 육회(₩22,000)와 뭉티기(₩45,000) 모두 당일도축 한우 우둔살을 사용합니다. 부위도, 신선도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매장은 홍대입구역 3번출구에서 도보 5분,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2-4에 있습니다.

